평소 직장동료, 동문회, 각종 모임 또는 지인들과 작게는 주 1 ~ 2회, 많게는 3 ~ 4회의 술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약속이 없는 날 옆지기와 집에서 한잔 하거나 집앞 식당에서 가볍게 (둘이서 소주 3~4병+맥주 1~2병) 한잔 하다보니 많이 먹는 날은 일주일간 거의 매일 술을 입에 달고 살았던거 같다.
얼마전부터 2~3일 술약속이 없으면 퇴근 무렵 술 생각이 강렬히 나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 어 나도 알콜 중독 초기인가" 이런 생각이 문득 문득 들기 시작했다. 최근 몇년간 1개월 금주도 제대로 못해오다보니 술이 어느덧 나의 저녁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주위 사람들도 나의 주량이 아주 세다... 술을 잘 마신다... 술 마셔도 안 취하고 다른 사람 다 챙겨 보내고 마지막에 들어갈 정도로 술이 세다... 이야기를 하는데 예전엔 뿌듯함(?)이 있었는데 최근엔 뭔가 모를 찝찝함이 다가왔다.
금연/금주 3일차
저녁 퇴근길에 옆지기도 늦게 퇴근을 해서 집 앞에서 돼지갈비를 먹기로 하였는데, 자연스레 소주와 맥주를 옆지기가 주문을 하였고 난 사이다 한병을 주문하였다. 옆지기는 왜 사이다 시키냐 하길래 금연과 금주를 동시에 해야겠다. 금연도 잘 하다가 항상 술자리에서 무너지는데 이제는 금주도 같이 해서 오래도록 유지해 보겠다. 말하니 같이 술을 안 마셔줌에 약간의 서운함(옆지기도 술을 즐기는 편임)과 함께 이해를 해 주었다.
금연/금주 4일차
오늘은 하루 휴가였고 아침부터 셋째 미용사 시험장(울산 한국폴리텍대학) 태워주고 바로 부산으로 가서 큰딸 기숙사 이전으로 짐을 차에 실어왔다.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오며 가며 장안휴게소에 들려 한대 피웠을 것이고 출발전에도 흡연장소를 찾아 헤매였을터인데 그러지 않아도 되니 뿌듯함을 느꼈다.
울산으로 돌아와서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석을 하였고 올해 첫 회의라 저녁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고기집에서 작년에는 행정실장님과 나랑 둘이만 술을 마셨는데 오늘따라 다른 위원들도 음주에 합류를 한다. 술잔을 권하였지만 현재 금주중임을 이야기하고 오늘도 사이다 한캔을 주문하였다. 사이다를 소주잔에 따라 같이 건배를 하면서 분위기를 즐기고 대화를 함께 하였다.
[금연/금주 4일차 - 육체적 심리적인 상태]
육체적인 부분에서는 입이 심심함에 따른 허전함과 배고픔 현상이 있다. 배고픔은 약간의 가짜 배고픔이라고도 생각이 된다. 입이 허전한 부분에 대해서는 홀스나 주전부리가 눈에 보이면 먹어줌으로 해소하고 있으며, 배고픔 부분에 대해서 그냥 밥이든 고기든 먹어주고 있다. 비가 그치면 다시 운동을 시작할 것이기에 체중증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리고 현재 약간의 불면 증세가 있다. 잠이 들었다가 두어시간 수면 후 잠이 깨고 새벽시간대에 화장실을 3~4번 가게 된다. 상악동염 약 복용으로 수분섭취가 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제밤도 잠을 자다 깨다 반복하고 화장실을 밤새 3번을 다녀왔다. 이 부분은 좀더 시간이 지나도 지속이 된다면 비뇨의학과에 상담을 할 예정이다.
정신적으로는 흡연과 음주욕구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 문득 문득 지나가는 흡연욕구가 있지만 잘 극복하고 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크게 작용하고 있지는 않다. 음주도 술자리에서 어색함이 있지만 이 또한 금새 적응이 될듯하다. 다만 아직도 금주이유에 대해서 말하는게 약간은 쑥스러움이 작용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는 이유는 이번 금연과 금주의 계기가 "뇌의 순간적인 쾌락"을 위한 흡연과 음주가 나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자아실현의 욕구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기 때문이다. 50이 넘은 나이에 순간의 쾌락을 쫒아 흡연장소를 못 찾으면 안절부절하다 구석을 찾아 다니는 이런 나의 모습과 말만 번질나게 "나 금연한다" 해놓고 "아이씨 술 한잔 하니 안되네. 담배 끊는 사람이 더 독한 사람이야" 이런 핑계를 대는게 너무나 한심스럽게 느껴져서이다.
정년퇴직 후 새로운 직업을 가지기 위해 시작한 산업안전기사 공부가 어찌보면 나의 일상 생활에 터닝포인트가 된듯하다. 산업안전기사를 준비하면서 책을 보는 습관이 서서히 들어가고 있고 잊고 지냈던 공부방법들과 머리속 뇌세포들도 자극을 받아가는듯 하다. 새로운 직업을 위한 준비가 이제 나의 자아실현의 동기부여가 되어 나의 생활습관을 좋은쪽으로 교정시켜주고 삶의 행복감도 배가 시켜줄듯 하다.
어딘가에서 본 글귀에 의하면 "만취를 하게 되면 뇌 척수액이 말라서 뇌가 쪼그라 드는데 완전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무려 45일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제까지 가볍게 한두병 먹은것뿐만 아니라 만취 상태도 있었기에 아마도 나의 뇌가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최소한 100일의 시간은 필요할듯하다.
오늘도 금연/금주 하시는 여러분 힘내시고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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